Skip to main content

수의사 칼럼 '강아지 만지는데 혹 생겼다? 림포마 항암치료'

오지민 샤인동물메디컬센터 내과과장

수많은 강아지 질병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펫로스 증후군을 많이 유발하는 질병이 있다. 바로 ‘림포마’다. 원인을 알 수 없고, 치료를 한다고 완치 되지는 않는 병이다. 그런데 항암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강아지와 준비 없는 이별하는 어렵기 그지 없는 병이다. 

강아지 림포마란

강아지 림포마는 미성숙한 림프구가 이상 증식을 하면서 발생하는 혈액암인 림프종의 일종이다. 강아지 종양 질환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구(Lymphocyte)는 신체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종류에 따라 B림프구와 T림프구로 구분한다. B림프구는 주로 항체를 만들고 T림프구는 항원(감염체)을 파괴하는 일을 담당한다. 림프종은 B림프구가 이상 증식하는 B셀 타입과 T림프구가 이상 증식하는 T셀 타입으로 구분한다. 

발생 원인

림포마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인간과 함께 도시에서 살다 보니 환경오염과 중금속에 쉽게 노출되고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이 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 10세 이상의 노령견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품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견종에서 발생하는 강아지 종양질환이다.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여겨져 발병하면 안락사를 진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절차였지만 최근에는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가 효과를 보이면서 다양한 치료약과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증상

강아지 림포마는 증상에 따라 1~5기로 구분한다. 대표적으로 림프절에서 시작해 비장과 골수로 전이 되는 다발성(다중심성) 림프종이 있다. 림프계는 강아지 전신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위장·신장·비장·간·피부·안구·신경계 등 다양한 위치에서 종양이 발생 할 수 있다. 강아지 림프종 또는 림포마의 주요 증상은 림프절의 크기가 커져 혹처럼 만져지는 것이다. 강아지 림프절이 있는 위치는 턱 밑(하악), 견갑 앞(가슴), 겨드랑이, 사타구니(서혜부), 무릎 뒤(오금)다. 주로 강아지를 쓰다듬거나 미용 또는 목욕을 할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는 기력 저하,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발열, 호흡 곤란, 빈혈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진단

강아지 림포마가 의심되는 경우 림프절 크기를 점검해 다발성 림프종 가능성을 먼저 체크한다. 다발성 림프종이 아닌 경우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림프절의 크기 및 전신 상태를 살핀다. 이후 비정상적으로 큰 림프절과 장기에 대한 림포마 PCR 검사, 세침흡인검사(FNA), 조직검사 등을 진행해 림포마의 셀타입과 질병의 진행 단계 등을 확인한다.

항암치료

림포마의 증상과 단계에 따라 치료 계획과 방법, 기간은 다를 수 있다. B셀 타입의 경우 항암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며, 악성으로 구분되는 T셀 타입의 경우 상태에 따라 B셀 타입과 다른 항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림프절이 아닌 비강 림프종인 경우 방사선 치료를 한다. 림포마는 혈액암이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을 통한 완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림프종으로 인해 장기 파열이 우려되는 경우 외과 수술이 동반될 수 있다. 치료가 결정되면 보통 1주 간격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한다. 항암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경우 때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사전 검사를 통해 매주 강아지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며 치료를 이어 간다.

보호자가 주의해야 할 점

단모종의 경우 비교적 림프절의 이상을 빠르게 확인 할 수 있지만 장모종은 털에 가려서 혹이 생긴 것을 모르고 지나 갈 수 있다. 장모종이라면 하루 1~2회 빗질을 하면서 피부 이상을 확인하고 잦은 스킨십을 통해 신체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10세 이상 노령견이라면 1년에 1~2회 이상 병원을 방문해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강아지 림포마가 발생하고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강아지의 수명은 짧으면 1개월에서 최대 3개월인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한 가족으로 살아온 반려견과 이별을 준비 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라 큰 충격만큼 깊은 펫로스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 

강아지 림포마는 완치가 어렵다. 치료가 잘 됐다고 해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아 안심하기 힘든 질병이다. 강아지가 림포마 진단을 받았다면 항암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강아지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면서 천천히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Leave a Reply